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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삼창운동(萬歲三唱運動)의 힘

글쓴이 : Reporter 날짜 : 2016-03-06 (일) 16:50 조회 : 16074
글주소 : http://www.cakonet.com/b/column-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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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야 김민식(캘거리 문협)

만세! 만세! 만세!

올 겨울 내내 아침 새벽에 삼창을 한다. 선잠 자는 아내가 깰세라, 화장실 문을 꼭 닫고 포르테시모로 외치면, 삶의 의욕들도 함께 깨어난다.

자석 봉으로 밤새 뻣뻣하게 굳어 아픈 손가락 마디마디를 문질러, 미세 혈관을 주무르면, 손이 부드러워 진다. 손의 근육이 깨어나고, 통증이 사라진다. 주먹을 불끈 쥐고 하늘을 향해 손바닥을 편다.

만세의 열기로 옷을 훌러덩 벗는 것이 습관이 됐다.

큰 거울 앞에서 신명나는 춤을 추듯 운동이 한 시간여 진행된다. 신(神) 앞에서는 역시 춤을 추어야 제 격이다. 하루도 거를 수 없다. 장애자 겸용의 특이한 화장실은, 어지간한 방 만한 크기라, 매트를 깔고 팔꿈치를 세차게 흔들면서 앞으로 뒤로 뛰며 빙글빙글 돈다.

양손에 5파운드의 아령으로 근육운동 체조를 하고나면, 팔굽혀펴기, 팔 길이만한 지압용 봉으로 배를 수십 회 문지른다.

만세운동의 힘이다.

예전에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마음의 힘까지 가세하며 몸의 근육이 탱탱하게 살아 움직인다. 아침 손가락의 통증 때문에 진통제 한 알을 복용하던 습관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인생 경험에 아침이 상쾌하다.

‘미겔 데 세르반테스’ 소설의 주인공 〈라 만차의 돈 키호테〉처럼 변방 초야에 칩거하여 뒤늦게 독서에 심취, 생각에 골똘하고 제가 무슨 이달고(신사)인양 행세하느라 초라해진 몰골, 어정쩡한 생활로 세월만 낚은 지 다섯 해 만에 정신이 번쩍 든 것이다.

‘인생삼막’ 신 중년을 체험하는 신시대의 용기도 만세삼창의 덕분이다.

하루를 여는 만세 삼창의 힘으로, 내면을 여는 경이로운 체험들이 시작된다.

세밀한 음성들을 더듬어 찾아 만나고 듣는 훈련이 습관화 됐다. 밤이면 하늘의 별들과 속삭이고 한 밤중 비상등을 켜고 천천히 운전하며 달을 쳐다보면 둥근 달은 날 따라 오다 집 앞에서 달도 멈추는 신비로운 밤기운에 눈물이 글썽인다.

아침이면 창가에 즐비한 반려식물들― 포니테일 팜(Ponytail palm), 오키드(Orchid)가 아침 햇살을 머금은 채 먼저 말을 건넨다. ‘포니테일 팜’은 20여 년 전, 캘거리 맥클라우드,Walmart‘가 처음 개업한 수주 후, 새끼손가락보다도 더 작은, 바짝 시들은 쪼그만 포니테일을 종업원이 쓰레기통에 버리려는 것을, 가까스로 50센트에 딱 한 점 사들인, 그 시절 특이한 식물이었는데 지금은 어께만한 높이에 지름 20cm가넓은 둥근 뿌리 같은 물통 위로 자식을 세 명이나 피워 달고 다니는 기이한 식물로 성장했다.

오키드(orchid)는 지난 12월 31일 저녁 Rona 식물원에서 시들어 페기 처분하려고 하는 것을 1개 값을 지불하고 10점을 사서 모두 꽃망울을 피웠으니 죽음직전에 구해준 은인을 아는 것이리라. 평소엔 눈여겨보지 못한 하찮은 것들에게도 의미를 부여하며 교감의 정분을 쌓는 것도 만세운동의 힘 덕분이다.

두 팔을 하늘 높이 들고 만세를 부르면 회색빛 심장이 뚝뚝 떨어져 나간다.

온 힘이 다 빠져나가도 힘들다고 징징 울지 말고 만세를 부르면 몸에서 툭 소리를 내며 고통이 떨어져 나간다. 어떤 어둠도 만세를 부르는 사람을 좀먹을 순 없다.

만세를 부르면 힘이 나서 치욕도 살비듬처럼 뚝뚝 떨어져 나간다. 부패 박테리아도 에너지로 변한다.(장영희 교수)

만세는 삶을 축복하고 기원한다. 승리의 기쁨에 도취되면 절로 나오는 함성이다.

중국 한나라 무제가 태산에서 제사를 지내면 신민이 따라 만세를 불렀고 고려 때까지만 해도 왕에게 만세를 불렀다. ‘삼일만세운동’ 동양적이면서도 한국의 멋이 가득한 만세, 만세를 부르는 사회에 정의가 살아난다. 그래서 유관순열사는 민족을 위해 만세를 부르고 목숨을 바쳤나보다.

캐나다 만세! (만세!) 대한민국 만세! (만세!) 한인동포만세! (만세!)

2월 27일 토요일 저녁 6시, 캘거리 한인회가 주최하는 교민 초청 〈삼일절 97주년기념 기념식 및 음악제〉기념식 마지막 순서에서 우리교민들은 만세삼창으로 우리 사회의 발전과 축복을 기원했다.

한국의 만세 문화에 감동한 듯 캐나다 자유당 소속 알리 에사시 하원의원은 지난 2월 25일 연방의회에서 ‘삼일만세운동’을 소개하면서 동료의원들의 기립 박수 속에 한국말로 “대한민국만세”를 불렀다.

내가 뒤늦게 아침 운동 전에 만세 삼창을 계속하는 의미는,

하루를 열기 전 하늘을 향해 힘 있게 외치는 유일한 절규의 기회요, 나와 가족과 친척들을 위해, 고통과 슬픔 속에 있는 지인들을 위한 만세의 아포리즘 때문이다.

살아 숨 쉬는 한 중단할 수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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