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셜 로그인
    • 소셜로그인 네이버,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로그인연동 서비스로 본 사이트에 정보입력없이로그인하는 서비스 입니다. 소셜로그인 자세히 보기
청야칼럼
Calgary booked.net
-29°C
총 게시물 20건, 최근 0 건 안내
이전글  다음글  검색목록 목록

예기 불안의 파도를 넘어

글쓴이 : Reporter 날짜 : 2018-12-27 (목) 02:08 조회 : 14202
글주소 : http://www.cakonet.com/b/column-125
  • 고기원 부동산
  • 이미진
  • Tommy's Pizza
  • 코리아나 여행사
  • WS Media Solutions
  • Sambo Auto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인 협회)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을 향해 "애처롭구나". 속삭이니, 달력은 오히려 날 보고 "너무 초조해 마십시오" 가엾은 듯 걱정을 한다. 매일 서로를 쳐다보며 대화를 시작한 1년여의 세월도 이별의 순간이 가까워지며 불안의 그림자가 파도의 너울처럼 일어나기 시작한다. 희망의 새해를 기대하기보다는 세상의 걱정과 불안이 앞서간다.

몇 해 동안 병고로 인한 죽음의 불안이 스토커처럼 따라다녀, 용케도 피해 다녔다. 세월을 이긴 날들이 대견스러워, "12월이 오면 승리와 감사의 축배를 들리라" 다짐했었는데, 왠지 모를 불안의 기운이 다시 엄습해오며 점점 나약의 나락으로 빠져들려고 한다. 정신과 의사가 흔히 인용하는 <예기불안>의  일종이거니 스스로 다독거려도 불안은 가실 줄 모른다.

불안은 마음에 걱정스러운 마음들이 쌓이면서 마음이 편치 못해 생기는 현상이라, 가난한 마음으로 넉넉한 삶을 사는 훈련이 잘 된 내가 행복을이고 사는 것 같은데도 오는 새해가 불안하다. 

불안은 나의 삶이 활발하게 살아있다는 증거로 담담하게 맞아들여야 할 익숙한 손님이다. '병적 불안'이 아니고 일상에서 매일 경험하는 정상적인 불안이다. 자율 신경계가 고장 날 정도의 불안 발작이 아니다. 그저 수없이 스쳐 지나가는 만성적인 걱정 불안이다. 현대의 불안 발작은 약물치료로 쉽게 치유되지만 <예기불안>은 굳건한 자신을 신뢰하는 의지와 건전한 인문학적 생활 철학이 없으면 치유가 쉽지 않다.

천진난만한 손자들을 볼 적마다 험한 세상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소소한 걱정으로 시작되는 불안은 이웃과 나라, 미래 걱정까지 끝이 없다. 오랜 기간 병마와 싸우고 있는 매형과 누님의 건강이 걱정이다. 이제 누님은 나에게 어머니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친인척, 지인들의 병고(病苦)나 사고 소식을 들으면 가슴이 철커덕 내려 않으며 걱정과 불안이 앞선다. 이처럼 노년의 새로운 불안은 그칠 줄 모른다..

내가 만난 많은 앨버타 한인 동포들이 한국의 정세 불안, 앨버타 경제 불안의 이중고를 짊어진 채 새해를 맞아야 하는 불안 때문에 힘들어한다. 공통점은 진보 정치가들이 바꿔놓은 <소득 분배 성장 포플리즘>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새해에는 더 허우적거릴 것이라는 예단 때문이다. 어느 은퇴한 회계사가 자택에서 스물 비즈니스 파산 전문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데, 지난주 자택 사무실에서 만났다. 늘 말끔하던 책상이 산더미 같은 서류로 지저분하다. 

요즈음 한국을 방문한 지인들이 인사 차 가게를 방문하는 횟수가 늘어간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자기 주위에는 모두 잘 사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더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던 분들이,  지금은 한국의 경제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이야기들을 서슴지 않고 전한다. 늦은 밤에 아직도 큰 기업을 경영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경기도 안산 공단 안에는 15,000여 공장이 상주하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공장을 지은 이후로 매일 10여 개 이상의 공장들이 문을 닫는다고 한다. 자기도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고 하소연하며 이민 이야기를 꺼낸다.

한국과 앨버타 정부가 진보정권으로 탈바꿈한 후,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통받는 시련은 엄청나다. 한국이나 앨버타 주정부가 아포리아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새해 희망보다는 절망으로 점철된 현실이, 막막하고 답이 없다는 말들을 자주 듣는다. <아포리아>, 더 이상 나아갈 길이 막혀 희망이 없다는 고대 그리스 철학 용어이다.

이 절망의 시대에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새해가 밝기 전, 남들 탓하기 전에 나를 성찰한다. 인생의 길이 막혀 불안할 때 나는 인문학에 길을 찾고 해답과 위로를 받는다. 새벽 묵상 후, 키게로의 <노년에 관하여> 책 한 권을 단숨에 읽고 난 후,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탐독하며 반나절 시간을 보냈다.

<노년에 관하여>

키케로는 노년의 편견들을 조목조목 열거하며 반박하고 해답을 제시한다.

'▶노년에 몸이 쇠약해져도 큰일을 할 수가 있다. 

인생의 큰일이란 체력이나 민첩성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명망력), 판단력에 의해 노인의 몫인 현명한 조언을 할 수 있다. 

▶사랑의 봉사활동이나 농사일 등 꾸준한 활동으로 몸의 퇴화를 방지한다. 

인간의 힘은 매사에 자기 힘에 맞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체력이 달리는 것을 인정하되, 노년으로 갈수록 굴하지 않고 팽팽한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 

▶노년의 쾌락 욕구 감퇴는 오히려 노년의 가장 큰 축복이다. 

정신 계발이 활발해서 인간의 쾌락이 모든 행위의 기준이 아니라고 항변한다. 

▶죽을 날이 가까워 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명현상이나 영혼은 불멸한다는 자신감으로 노년을 맞이할 것.

알랭 드 보통 <불안>.  

'삶이란 불안을 떨쳐내면  새로운 불안을 맞아들이고 또다시 그것을 펼쳐내는 과정의 연속이다. 불안이 생기는 원인을 .'사랑 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  다섯 가지로 분류하고 해결 방향을 제시한다.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 분야별로 나누어 그 해답을 찾고 있다. 고대 그리스 행복의 철학자 <에피쿠로스>를 자주 인용한다. 섹스, 돈. 명예가 인생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궁극적인 요소는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우정: 진정한 우정의 친구로부터 나누는 사랑, 외로움을 극복하는 진정한 우정이 필요하다. ▶독립: 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가 필요하다. 주인의식을 갖고 직장과 상사로부터의 자유로운 독립으로 일상이 시작되어야 한다.

▶생각: 고요한 시간에 홀로 차분하게 명상의 시간을 많이 가지고 번잡한 시간에 일어난 불안의 요소들을 제거하고 새로운 충전이 필요하다. 

부와 돈과 명예의 불안을 넘어서 인생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고 역설한다.

오늘도 불안의 파도가 밀려오면 필사적으로 파도를 타고 넘을 것이다.

갈수록 어려움과 힘든 일이 늘어나고, 상처가 많아도 스스로 치유해야만 한다. 갈수록 부족함이 많아도 최선을 다해 어깨를 쭉 펴고 걸을 것이다. 작고 사소한 일들에서 참 행복이 있음을 깨닫는다. 얼굴의 주름이 늘어 걱정하는 불안보다는 마음의 주름을 펴는 연습을 하는 하루를 만들 것이다.


이전글  다음글  검색목록 목록

총 게시물 20건, 최근 0 건 안내
제목 날짜 조회
계묘년 새해 단상 (청야)먼동의 아침놀이 구름 사이로 이글거립니다. 임인년에 이어 계묘년 새해 아침에도 지척의 로키산맥 사우스웨…
01-04 6108
임인년(壬寅年) 새해 아침  일출의 전후는 쾌청하다는 일기예보에 서둘러 사우스웨스트 남서쪽, 유대인 CHEVRA CADISH CEMETERY 공동묘지 언덕에 서서 …
01-10 7209
상서로운 백옥 자태 음~메 소망의 나래 타고 여명을 휘장 찢던 빛의 그대여, 우울한 뚝심 천상의 소리가 여러 지는데   제야의 …
12-29 7728
캘거리 한인회 정기총회가 2021년 12월 11일 9(토), 예정 시간보다 무려 1시간이나 늦은 12시 정각, 캘거리 한인회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추운 날씨와 눈…
12-28 9759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협)주님 새해에는 어머니의 체온으로 오소서 어릴 적 물에 빠져 언 심장을  흰 저고리 풀어 헤치고 따듯한 …
01-09 12615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협) 경자년 새해 아침,  절망과 희망의 경계선에서 묵상을 하며 희망의 참 의미를 깨닫습니다.   이제…
01-09 12978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협) 마지막 피자 배달이에요 아예 가게 문을 닫고 나섰어요 세상이 꽁꽁 얼어 있어…
12-30 12006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협) 오늘은 41년 잛은 전통의 캘거리 한인회의 선도적인 변화의 위대함을 전 세계 한인 동포들에게 다시 한 번 선언하는 …
12-12 14019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인 협회)​ 설날 아침 새벽이다.  마음은 이미 고향에 있는데, 이 몸을 초승달 쪽배에 태우고 훨훨 날아 …
03-13 12951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인 협회)​ 새해 아침의 피시 크릭 공원, 길이 나지 않은 자작나무 숲을 걷는다.  사람의 발길이 닿은 …
01-19 13137
기해년  새해 아침이다. 해가 뜨려면 아직 3시간이 남아 있다.  서재의 창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기해년에 출산한 아이는 …
01-19 12060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인 협회)​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아들의 교대 덕분에 일찍 가게 문을 나섰다. 한 해의 가는 길목이 불안하고 썰렁하지…
01-19 14073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인 협회)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을 향해 "애처롭구나". 속삭이니, 달력은 오히려 날 보고 "너무 초조해 마십시오" 가엾은 …
12-27 14205
청야 김 민식(캘거리문인협회) 까치가 성장하면, 6살 정도 아이의 지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니. 지례짐작으로 매우 영리한 새 라고 단정해도 그…
06-28 15609
청야 김 민식(캘거리 문협) the 1st Korean Culture Festival :한인아트클럽 문화제 이민생활이란 ‘낯선 길을 부단히 찾아나서는 기나긴 행군’이라는 …
02-06 15345
청야 김민식(캘거리문인협회) 제1회 한인 아트클럽 문화제 캐나다 전 지역이 새해벽두부터 축제의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캐나다건국150주…
01-14 16500
― 낯선 것들의 이해와 관용―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협) 나는 지금도 세상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낙관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그러…
01-04 14919
청야 김민식(캘거리 문협) ★송구(送舊) 12월의 마지막 주간(週間)은 늘 아쉬워. 애틋한 회상으로 이민시름을 달래곤 하는데, 그러한 망중한…
12-30 18066
청야 김민식(캘거리 문협) 햇빛이 혹한칠흑의 고요함을 깨운다. 붉고 강열한 한줄기 선들이 로키 산맥을 휘감고, 넓디넓은 유채 밭, 동토의 …
01-08 13260
청야 김민식(캘거리 문협) 오늘은 12월 마지막 주일 아침, 인생의 산등성마루에 서 있습니다. 앞으로 한 발짝만 더 내디디면 하산 길로 접어…
12-29 16923
목록
 
캘거리한인회 캘거리한인라이온스클럽 캘거리실업인협회 캘거리여성한인회 Korean Art Club
Copyright ⓒ 2012-2017 CaKoNet. All rights reserved. Email: nick@wsmedia.ca Tel:403-771-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