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셜 로그인
    • 소셜로그인 네이버,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로그인연동 서비스로 본 사이트에 정보입력없이로그인하는 서비스 입니다. 소셜로그인 자세히 보기
청야칼럼
Calgary booked.net
-29°C
총 게시물 20건, 최근 0 건 안내
다음글  검색목록 목록

계묘년 새해 단상

글쓴이 : 반장님 날짜 : 2023-01-04 (수) 13:12 조회 : 6120
글주소 : http://www.cakonet.com/b/column-172
  • 고기원 부동산
  • 이미진
  • Tommy's Pizza
  • 코리아나 여행사
  • WS Media Solutions
  • Sambo Auto
계묘년 새해 단상 (청야)

먼동의 아침놀이 구름 사이로 이글거립니다.

임인년에 이어 계묘년 새해 아침에도 지척의 로키산맥 사우스웨스트 남서쪽 유대인 CHEVRA CADISH CEMETERY 공동묘지 언덕을 선택하고 일출을 맞았습니다.

구름에 가려 예정 시간을 넘기며 기다리는 마음내내 희망의 소식보다는 어두운 새해 소식들로 점철된 신문 기사들이 아른거려 우울하고 불안한 기운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드디어 아침해가 잿빛을 뚫고 하루를, 일년을 밀어 올리는 이 순간, 하얀 온 세상이 출렁이는 금빛 물결로 넘실거립니다.

로키산맥, 끝이없이 드넓은 유채 벌판이 나의 언어로는 도저히 형언 할 수 없는 신비롭고 선한 모습으로 다가 옵니다.

자연의 세상은 나에게 매일 계속해서 자기의 신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상이 말과 시인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 만  보여준다면 노년의 생활은 삭막해서 견딜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형이상학적인 존재 문제만은 아닐 것 입니다..

세상에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이 순간에도 선함과 신비로움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습니다.

삶의 진리는 직선이 아니라 곡선입니다. 변화무쌍한 생명체들이 매일매일 다름으로 변하고 보여주고 있기때문입니다.

겨울에 접어들어 신들린 듯 매일 걷기운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도 다름의 미세한 것들을 보고 듣기를 갈망하기 때문일 것 입니다.

12월 강추위에도 아랑곳않고 그렌모어 호수길을 주머니 속의 핸드폰 행진곡에 발맞추며 45분동안 같은 길을 빠른 걸음으로 걷고있습니다. 눈으로 덮인 세상을 혼자서 걸으면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여줍니다. 눈 밟는 소리도 저멀리 로키산 위를 노니는 구름의 모습들도, 바람소리들도, 눈속에 매일 수놓은 코요테의 발자국의 흔적들과 눈더미의 무게에 층층히 휘어진 자작나무 오솔길이 선반으로 보이는 것도 다름의 사유들입니다.

이 울레길은 이제 고향길처럼 포근합니다.

지난 주말에는 저녁노을이 지고 묘색이 짙은 시간에 피자 배달을 갔다가 문득 그리워  다시 찾았습니다. 아침에도 걷던 길, 마침 그 시간에 멀리 저수지 건너 코요테의 호훌링 소리들이 들려왔습니다. 그 순간 개들의 울부짖는 소리들이 연이어 들렸습니다.

아우려진 화음들은 로키바람을 둘둘 말아 감은 채 백설의 호수를 타고 앙상한 자작나무 숲에서 또다른 화음으로 합창을 했습니다. 귓전에 울리는 천상의 소리, 어느덧 눈가에 눈물이 한아름 고였습니다. 

주일과 새해 공휴일이 겹치는 새해 아침,

서로 다른 교회를 섬기는 가족들은 한번도 거른 적이 없는 새해 아침 떡국 모임도 취소당하고 나는 Centre Street Church 주일예배에 참석했습니다.

한국인 청년이 이끄는 밴드 보컬팀이 은헤로운 찬양을 이끌었습니다. 추남호 교민의 자랑스런 아들이었습니다. 오늘도 설교시간의 누가복음 19장 삭개오 설교 말씀을 복기하며 호수길을 걷고 난 후, 한인회 신년 하례식에 참석했습니다. 밤늦도록 가게에서 일을 끝낸 후 눈꺼풀이 가물거려도 세상이 자기의 신비를 지금도 계속  보여 주고 있는 한, 노년의 삶은 살아갈만 하다고 고백하며 첫날을 마감했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 아무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는데 마음을 비우며 로키산맥을 바라보고 걸을 때에 나타나는 이상하고 신비한 용기에 감사의 기도가 넘칩니다.

이제 가게를 인수한지 어느덧 29년의 세월이 흐르고 있지만, 이 늦은 시간이면 끊임없이 물어보는 ‘나는 누구인가?’ ‘타자를 어떻게 하면 기쁘고 즐겁게 할 수 있을까?’  인생의 철이 들때까지 삶의 화두는 계속될 것 입니다.

매우 힘들고 어려운 질문을 겸손한 마음으로 스스로 선택했습니다.  삶으로 무르익어 가기를 새해 첫날에 기도합니다













다음글  검색목록 목록

총 게시물 20건, 최근 0 건 안내
제목 날짜 조회
계묘년 새해 단상 (청야)먼동의 아침놀이 구름 사이로 이글거립니다. 임인년에 이어 계묘년 새해 아침에도 지척의 로키산맥 사우스웨…
01-04 6123
임인년(壬寅年) 새해 아침  일출의 전후는 쾌청하다는 일기예보에 서둘러 사우스웨스트 남서쪽, 유대인 CHEVRA CADISH CEMETERY 공동묘지 언덕에 서서 …
01-10 7221
상서로운 백옥 자태 음~메 소망의 나래 타고 여명을 휘장 찢던 빛의 그대여, 우울한 뚝심 천상의 소리가 여러 지는데   제야의 …
12-29 7746
캘거리 한인회 정기총회가 2021년 12월 11일 9(토), 예정 시간보다 무려 1시간이나 늦은 12시 정각, 캘거리 한인회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추운 날씨와 눈…
12-28 9768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협)주님 새해에는 어머니의 체온으로 오소서 어릴 적 물에 빠져 언 심장을  흰 저고리 풀어 헤치고 따듯한 …
01-09 12624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협) 경자년 새해 아침,  절망과 희망의 경계선에서 묵상을 하며 희망의 참 의미를 깨닫습니다.   이제…
01-09 12987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협) 마지막 피자 배달이에요 아예 가게 문을 닫고 나섰어요 세상이 꽁꽁 얼어 있어…
12-30 12018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협) 오늘은 41년 잛은 전통의 캘거리 한인회의 선도적인 변화의 위대함을 전 세계 한인 동포들에게 다시 한 번 선언하는 …
12-12 14019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인 협회)​ 설날 아침 새벽이다.  마음은 이미 고향에 있는데, 이 몸을 초승달 쪽배에 태우고 훨훨 날아 …
03-13 12963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인 협회)​ 새해 아침의 피시 크릭 공원, 길이 나지 않은 자작나무 숲을 걷는다.  사람의 발길이 닿은 …
01-19 13146
기해년  새해 아침이다. 해가 뜨려면 아직 3시간이 남아 있다.  서재의 창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기해년에 출산한 아이는 …
01-19 12069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인 협회)​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아들의 교대 덕분에 일찍 가게 문을 나섰다. 한 해의 가는 길목이 불안하고 썰렁하지…
01-19 14085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인 협회)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을 향해 "애처롭구나". 속삭이니, 달력은 오히려 날 보고 "너무 초조해 마십시오" 가엾은 …
12-27 14211
청야 김 민식(캘거리문인협회) 까치가 성장하면, 6살 정도 아이의 지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니. 지례짐작으로 매우 영리한 새 라고 단정해도 그…
06-28 15621
청야 김 민식(캘거리 문협) the 1st Korean Culture Festival :한인아트클럽 문화제 이민생활이란 ‘낯선 길을 부단히 찾아나서는 기나긴 행군’이라는 …
02-06 15360
청야 김민식(캘거리문인협회) 제1회 한인 아트클럽 문화제 캐나다 전 지역이 새해벽두부터 축제의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캐나다건국150주…
01-14 16512
― 낯선 것들의 이해와 관용―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협) 나는 지금도 세상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낙관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그러…
01-04 14928
청야 김민식(캘거리 문협) ★송구(送舊) 12월의 마지막 주간(週間)은 늘 아쉬워. 애틋한 회상으로 이민시름을 달래곤 하는데, 그러한 망중한…
12-30 18081
청야 김민식(캘거리 문협) 햇빛이 혹한칠흑의 고요함을 깨운다. 붉고 강열한 한줄기 선들이 로키 산맥을 휘감고, 넓디넓은 유채 밭, 동토의 …
01-08 13266
청야 김민식(캘거리 문협) 오늘은 12월 마지막 주일 아침, 인생의 산등성마루에 서 있습니다. 앞으로 한 발짝만 더 내디디면 하산 길로 접어…
12-29 16944
목록
 
캘거리한인회 캘거리한인라이온스클럽 캘거리실업인협회 캘거리여성한인회 Korean Art Club
Copyright ⓒ 2012-2017 CaKoNet. All rights reserved. Email: nick@wsmedia.ca Tel:403-771-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