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7년 오늘, 캐나다 대법원에 희한한 소송이 제기됐다. 영국령 북미법 24장에 언급된 ‘사람들’(Persons)의 정의에 여성도 포함되는지를 물었던 것이다. 요지는 여성이 상원의원으로 임명될 자격이 있는가 하는 것이었는데 캐나다 대법원은 이 소송을 기각하면서 ‘여성은 사람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소송은 여권 운동가 에밀리 머피를 중심으로 넬리 맥컬럼, 아이린 팔비, 헨리에타 에드워즈, 루이즈 매키니 등 5명의 여성이 제기했다. 캐나다 여권 운동사에 한 획을 긋는 소송으로 이들은 나중에 ‘유명한 5인의 여성’ ‘용감한 5인의 여성’으로 불렸다. 이 소송이 제기되기 9년 전에 캐나다에서 여성 참정권이 주어졌던 만큼 패소 판결은 실망스러웠다. 머피 등은 이에 굴하지 않고 영국으로 건너가 추밀원에 항소, 1929년 10월에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머피는 1868년,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남자 형제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자랐다. 이러한 성장 배경이 그녀를 결혼하고 자녀가 성장한 후 여권 운동에 뛰어들게 했다. 그녀는 ‘퍼슨즈 소송’에 앞서 남편에게만 주어지던 재산권을 아내도 인정받도록 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그녀는 영국령 최초의 여성 판사가 되었으며 1933년, 65세를 일기로 숨졌다. 오타와의 캐나다 의회 의사당 앞에는 ‘5인의 여성’ 동상이 세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