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자 The New York Times 인터넷신문에는 Thomas Gibbons-Neff 기자의 아프카니스탄 주둔 미군의 마지막 비참한 철군 모습을 장문의 기사가 비참한 사진들과 함께 상세하게 보도했습니다.
갑작스럽게 단행된 철군 과정과 인간 학살을 예견한 불안한 시작을 알리는 장문의 기사이지만 정독을했습니다.
미국 전쟁 역사상 가장 긴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끝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습니다.
패배한, 파괴된 장갑차가 널부러지게 뒤덥힌 풍경의 소련과 달리 830억 달러의 무기와 20년 전쟁의 수많은 흔적의 수치스러움을 남겨 주었습니다.
2021 유엔 세계 경제 국가별 보고서는 아프가니스탄을 이미 최악의 빈곤국으로 기록하고 있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수많은 기아와 혼란이 일어날 것 이라고 했습니다.
기자는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심각하게 던지고 있었습니다.
같은 날 오후, 오래된 캘거리 레스토랑에서 팔순에 가까운 김문자 권사와 아주 오래간만에 만나 점심을 함께하며 노년 삶의 존재의 이유에 대해 담소했습니다.
KBS 월남 종군 기자로 두 차례 근무한 경력을 쌓은 내공으로 오랜 칩거에도 불구하고 성경읽기와 음악 감상 등으로 노인 고독을 즐거운 생활로 변화시켰습니다.
이미 성경을 100회 이상 통독하며 큰 부상의 고통을 이겨냈습니다.
오직 한 교회, 영락 교회를 떠나지 않고 섬기는 우리사회의 숭고하고 성스러운 인간 승리의 표상 그 자체입니다.
김 권사님은 존재에대한 깊은 지식과 성찰을 성경을 통해 얻고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단일 산불로는 역사상 가장 큰 산불이 2주동안 네바다 인근에서 계속 번지고 있는가 하면, 남부에서는 태풍 Ida의 피해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뒤따르는 홍수 토네이도 불안이 미국 전역을 휘감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들이 인간 존재와 비존재, 하이데거의 ‘거기’의 생각에 이르게했습니다.
그동안 틈틈히 읽어왔던 궁핍한 시대의 사상가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ebook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
그의 철학은 다소 난해하기도 하지만 오늘날 철학 문학 신학 등에 미친 영향이 지대합니다.
하이데거는 ‘궁핍은 커넝 이시대를 풍요의 시대라고 여기고 향유에 빠져서 존재를 망각하고, 심지어는 자신들의 존재를 망각하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망각하고 있다고 통열하게 지적했습니다.
모든 존재자에게 깃들어 있는 성스러움을 잃어 버렸다고 했습니다.
무심의 상태- 시적인 상태에서 자신을 스스로 드러내 놓는 심정, 지상의 모든 인간과 사물의 성스러운 신비를 경험하면서 삶을 추구하라고 합니다.
오직 인간만이 이 소명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시인으로서 산다는 그 길은 정의가 살아있어 편향된 꼼수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우리는 ‘에드몬튼 문인협회’, ‘캘거리 문인협회’ 그리고 김숙경회장이 이끌고 있는 ‘캐나다 한인여류문인협회’ 회원들의 글이 발표될 때마다 모든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합니다. 그리고 지원해야합니다.
시인들이 때로는 시 한 편을 창작하기 위해서 밤을 지새우기도 합니다.
우리 이민사회 정신적 존재의 사유를 이끌고 있는 소중한 분들입니다.
이 가을,
코비드 역병이 갈수록 창궐하면서 세계가 지쳐있습니다.
하이데거의 철학을 통해서 새로운 인간 존재의 깊은 의미를 찾아갈려고 합니다.
그동안 의식적이든 무의식 적이든, 고독과 허무, 불안을 벗어나려고 오락적인 것과 탐욕스러운 것들에 더욱 빠져들고 있었다면 통렬하게 뉘우칠려고합니다.
비존재의 ‘거기’ 까지도 처절한 존재의 번뇌로, 독서의 힘으로 세상을 이길려고 합니다.
발자국에 귀 기울이면
소담 한부연(캘거리 문인협회 총무)
옥양목 숫눈 길에 / 걸쭉한 이야기 쪼개진다
맨발을 가지런히 뿌려놓은 / 비둘기의 시린 이야기와
꽃무늬 천방지축 흩어놓은 / 강아지의 속없는 이야기
시름이 눌린 문양만 찍어놓고 / 내 것이라 우기는 헛헛한 얘기들
직립하지 못한 비틀거림이 / 으레 흔적에 배어있어
무엇을 남기니보다 / 어떻게 걸을 것인가에 대한 공허한 외침
눈위에 찍어내는 행간에 마음을 내거니 / 또 다른 내가 하얗게 따라온다.
(2021 스토리문학 시부문 당선작) 외 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