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뷰티 (American Beauty)
감독: 샘 멘데스
주연: 케빈 스페이시, 아네트 베닝
개봉: 199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이라는 감동을 뒤로 한 채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엄청난 파장이 전 세계 영화계를 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기생충을 재 개봉을 했으며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는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을 재 조명하느라 바쁘다.
최근의 아카데미상의 추세를 보면 의외로 미국 영국이 아닌 국가의 감독 작품에 많은 표를 던져주고 있다.
최근 10년간의 수상자를 보면 멕시코 출신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영화 그래비티와 로마로 두 번의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멕시코 출신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또한 영화 버드맨과 레버넌트로 두 번의 감독상을,
또 한 명의 멕시코 출신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셰이프 오브 워터로 감독상을 수상했었다.
이 세 명의 감독은 명실공히 현재 세계의 영화계를 주름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카데미에는 이미 제 3세계 감독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실력과 작품성만 인정 받는다면 어느 나라 어느 감독이라도 수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브로크백 마운틴과 라이프 오브 파이로 두 번의 감독상을 수상했던 타이완 출신의 이안 감독 이후로는
최초의 아시아 출신 감독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도 있다.
어찌 되었던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개봉된 영화에게 아카데미가 몰표를 던진 데는 작품성과 흥행성에서
최고라는 인정을 한 셈이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1999년 개봉한 "아메리칸 뷰티" 라는 영화다.
이 영화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마지막까지 경쟁을 한
1917년 이라는 영화를 감독한 샘멘데스가 35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제작을 해서 정확하게 20년 전인
2000년 제 7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촬영상의 5관왕을 달성한 영화이다.
정말 대단한 센세이션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캠브리지 출신의 젊은 영국 감독이 제작했던 영화가 아카데미를 완전 휘저었던 것이다.
사뭇 지금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비할 만한 상황이었다.
"아메리칸 뷰티"는 말 그대로 번역하면 미국인 미녀를 뜻하지만 실은 워싱턴 DC 를 상징하는 빨간 장미를 상징하는 말이다.
영화 포스터를 보면 빨간 장미가 보이고 주인공인 레스터의 환상 속에서 장미가 쏟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미국사회가 보편적으로 중시하고 있는 "아름다운 가정"을 완전히 뒤틀어서 보여준다는 면에서 아이러니를 담은 제목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면서 때로는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한국적 정서와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장면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일탈을 꿈꾸고 겉으로는 정상인 것처럼 보이지만 온통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 차 있다.
결국은 파국으로 치닫게 되지만 주인공인 레스터의 죽음.. 그리고 그는 죽음 앞에 비로서 누구 못지 않게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주변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 내가 간과했던 모든 일들이 죽음 앞에서 하나씩
그 베일이 벗겨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현대 미국사회의 문제점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조명했었던 이 영화는 당시에는 상당히 파격적인 소재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의 모습에 비추어 봐도 충분히 공감이 갈만하다고 할 수 있다.
가족에 있어서 "소통" 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 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 샘멘데스 감독의
"아메리칸 뷰티".. 영화 팬들이라면 꼭 놓치지 말아야 할 명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