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을 날고 달리는, 액티비티의 아지트
캐나다 밴프로 향하는 길목의 캔모어는 로키에 기댄 고요한 도시다. 도심만 벗어나면 설산의 상공을 날고, 야생 속에서 말을 달리는 이채로운 체험들이 은밀하게 진행된다.
석탄을 캐던 광산 도시였던 캔모어는 인디언 말로 ‘머리 큰 추장’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도시 한 편에는 실제로 머리 큰 추장의 모형물도 세워져 있다.
캔모어는 각종 체험들을 즐길 수 있는 아지트로 캐나다인들에게 명성 높다. 이곳에서는 헬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 볼 일이다. 캔모어의 헬기 투어는 이색 체험들로 연결된다. 2,000m가 넘는 험봉에 착륙한 뒤 능선을 따라 하이킹을 하는 헬리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청춘들은 헬기를 타고 오른 뒤 산자락에서 헬리 웨딩을 치르는 엉뚱한 도전을 하기도 한다.
헬기를 탄뒤 즐기는 이색 하이킹
상공에서 강성한 로키의 산줄기를 만나는 체험은 색다른 전율이다. 창공에 오르면 프로펠러의 굉음은 더 이상 들리지 않고, 끝없이 출렁거리는 산맥만 눈앞에 도열한다. 원시의 호수, 푸르게 빛나는 바위들... 동체를 비틀며 ‘스리 시스터즈’ 산봉우리 위를 스치듯 비행하면 긴장도, 비명도 멈추는 무아지경의 시간은 이어진다. 봉우리들이 전해준 강한 감동은 눈과 귀를 흔들며 한참을 윙윙거린다.
캔모어는 인디언 뿐 아니라 카우보이들의 땅이다.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서부영화들이 캔모어 카나나스키스 일대에서 촬영됐다. <브로크백 마운틴> <가을의 전설> <용서받지 못한 자> 등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명작들의 배경이 된 곳이다. 할리우드는 고요한 초원과 설산이 어우러진 천혜의 지역을 헌팅 장소로 놓치지 않았다.
명작 서부영화의 배경이 된 땅
이곳에서 즐기는 승마는 단순히 말을 타고 목장 펜스 주변을 맴도는 행위가 아니다. 목장에서 출발해 키드 산을 바라보며 산허리를 돌아오는 진짜 오프로드 승마가 가능하다. 카우보이 모자를 쓴 목장 가이드가 앞장서고 6~7명이 뒤따르는 고요한 마상 트레킹은 제법 진지하게 진행된다. 말들은 숲 길로 새거나, 풀을 뜯기 위해 급정거하는 예측 밖의 행동으로 긴장감을 부추긴다.
사람 키 높이만큼 올라섰을 뿐인데 다가서는 감동은 사뭇 다르다. 안장에 올라 고삐를 슬며시 잡고 거닐면 로키의 설산 앞에 푸른 풍경과 먹먹한 기분이 '오버랩'된다. 승마를 끝낸 뒤 목장 패치카에 둘러 앉아 맛보는 스테이크 한 조각은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과 낭만을 던져준다. 실제로 이곳에서 며칠씩 머물며 '목장에서의 캠핑'을 즐기는 여행자들도 여럿 있다.
과거를 들추면 캔모어는 꽤 의미깊은 사연을 간직한 도시다. 카나나스키스의 숲속에 위치한 '델타 로지' 오두막에서는 2002년 G8 정상회담이 열렸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캐나다 크로스 컨추리 스키팀의 아지트도 바로 이곳 캔모어다.
여름이 깊어지면 캔모어의 액티비티는 더욱 화려해진다. 카나나스키스 강이나, 보우 강에서 급류를 즐기거나 산악자전거, 낚시 등이 일상으로 곁들여진다. 8월에는 캔모어에서는 포크 페스티벌이 열리며 조용하던 도시가 들썩거린다.
캔모어 일대는 여름이면 오후 9시가 넘도록 해가 지지 않는다. 하루종일 꼬박 즐겨도, 말을 타고 거닐거나 헬기를 타고 날던 진한 여운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 여행메모
가는길=캘거리가 캔모어로 향하는 관문이다. 한국에서 캘거리까지 직항편은 없다. 밴쿠버 등을 경유하는 게 일반적이다. 캔모어는 밴프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했다. 캘거리에서는 차량으로 약 1시간 30분 소요된다.
기타정보=캔모어에서의 헬기 투어는 알파인 헬리콥터를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 (www.alpinehelicopters.com) 승마체험은 카나나스키스 바운더리 랜치 목장에서 체험할수 있으며 래프팅팅과 숙박이 연계된 상품도 있다. (www.boundaryranch.com) 캔모어 일대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골프 코스가 여럿 있다. 그린피도 100달러 이하로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상세한 정보는 캐나다 관광청(www.canada.travel), 앨버타 관광청 홈페이지(travelalberta.kr)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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