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 ‘동행’(同行)
우리의 장단과 멋을
앨버타 주 곳곳에 다니면서 전파하는 캘거리 문화사절단 “캘거리 한인아트 클럽” 그들이 8월1일 헤리티지 데이를 맞이하여 캘거리 다운타운
올림픽 파크에서 열린 포크 페스티벌에 참가하였다.
행사를 가기 전
준비과정에서부터 행사가 끝나고 뒷풀이 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그들과 동행하면서 취재하였다. 이름하여 밀착취재
동행(同行). 우리의 얼과 장단으로 중무장하고 캐네디언의 가슴에 강렬한
인상을 남겨온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함께 따라가 보자
8월1일 행사당일
1) 낮12:00
한인아트클럽 연습실에서
모여서 공연 전 연습을 하기로 했다. 공연 장소는 야외이고 리허설 장소가 없기 때문에 미리 완전하게 연습을
하고 가야한다. 오늘의 공연은 2가지인데 먼저 한국의 춤을 보여준다.
약간 느긋한 리듬에 천천히 움직이며 표현하는 ‘입춤’인데 한국 정통의 춤을 바탕으로 한 가벼운 춤에 속한다. 그리고 그 다음 순서로는 사물놀이
팀의 연주 이렇게 2개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춤 연습을 먼저 하기로
하고 그 동안 사물놀이 멤버들은 어떤 식으로 오늘 공연을 해야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춤 연습이 이렇게 저렇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 사이 사물놀이 팀들은 대기중.
2) 오후 1:00
사물놀이 팀이 일단
연습리허설을 시작했다. 꽹가리 1명, 장구5명, 북2명,
징1명, 이렇게 연습은 시작되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멤버가 있었다. 열심히 달려오고 있는 중이겠지,
아니면 공연장에서 만나기로 한지도 모르겠다. 연주를 시작했다 한번 연주하면 연주
시간이 9분정도 걸리나 보다. 할 때 마다 시간을 재니 그 시간이 약간씩은
달라진다. 약간 더 길게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오늘 공연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5분. 춤과 사물놀이 합하면 13분정도, 그러니 사물놀이를 약간 길게 해도 될 듯했다. 그런데 장구를 치던 멤버가 중간중간 리듬이 바뀌는 부분이 헷갈리는지 질문을 했고 꽹가리 치는 멤버가 어떻게 진행할지를 결정하는듯
했다 .아마도 꽹가리 치는 연주자가 이 연주의 승패를 쥐고 있는 리더인 듯. 시간을 늘리자는 의견에도 여러가지 의견이 나왔다. 리듬을 반복해서 늘리면 된다는 의견과 잘못하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의견, 그리고 그렇게 하려면 연습량이 평소에 더 많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속도가 빨라지는 곳에서 장구 주자들의 손이 바빠지는데, 속도를 따라가기가 약간은
버거운 모양이다. 약간씩 안 맞기도 하고 살짝 어그러 지기도 했다. 간단해 보이지 않았다. 하긴 이 많은 사람이 정확히 맞추는 것이 어디 쉬운일이랴?
실수하지 않으려면 꽹가리 치는 연주자의 어깨 리듬을
잘 보라는 조언도 나왔다.
3) 오후 1:20분
잠깐 휴식을 가졌다.
배고픈 사람은 빵 하나씩 먹으면서 기다리고, 그동안 춤 연습이 다시 되었다.
춤 공연을 하는 김정선씨와 옆에서 지도하고 있는 박연숙 선생의 자태가 사뭇 진지해 보인다. 어깨를 선을 맞추고 걸음을 가볍게.. 등등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지도하고 있었다.
4) 오후 1:40분
단원들이 미리 의상을
교체했다. 야외 무대이므로 복장을 미리 다 바꿔 입고 출발하기로 했다. 의상을 입고 띠를 두르느라고 정신이 없다.
5) 오후 2:10
단원들이 의상을
바꿔 입고 출발 전 최종 리허설을 한다. 여전히 속도가 올라가면 세밀하게 리듬을 맞추기 어려운 문제를 안고,
어쨌든 최선을 다해 연주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마지막 연습을 했다.
6) 오후 2:30
3:30분이 공연시간으로
잡혀져 있기 때문에 각자 차에 나눠 타고 올림픽 파크로 출발했다. 다행히 공휴일이라 주차요금 걱정은 없었다.
7) 오후 3:00
공연장에 도착하니
여러 공연자들이 각자 자기 나라 민족의 고유 의상을 입고 무대 뒤에서 춤 연습을 하는 등 난리다. 조그마한
지구촌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8) 오후 3:10분
아트 클럽 대표
김경숙 회장이 본부석에 갔다 와서 쉽지않은 이야기를 꺼냈다. 공연자들이 너무 오래 공연하는 관계로 순서가
밀려서 한참 기다려야 우리 순서가 된다는 것. 주최측에서는 3:55분
이후가 될꺼란다. 그럼 남은 40분 동안은 무얼한다?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사물놀이 의상을 입고 있는 우리에게 지나가던 사람들이 말을 시키고 사진을 찍고 난리다. 그들의 눈에 우리 의상이 독특 하기는 한가보다.
9) 오후 3:30분
중국 대표팀에서
사진을 같이 찍자고 연락이 왔다 Why not? 함께 사진도 찍고 대표끼리 정보도 주고 받았다.
중국인 빨간색을 정말 좋아 하나보다. 화려하긴 한데 색깔의 조화는 촌스럽기 그지
없다. ㅋㅋ .
10) 오후 3:50분
시간이 되어서 준비하려고
줄을 섰으나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우리 순서가 아니란 걸. 그사이
다른 팀의 공연도 보았다. 머리에 칼을 얹어놓고 뱃살 춤을 추는 공연 팀. 흑인 애들이 나와서 춤을 추는 팀. 남녀 가 나와서 추는 민속 춤(사랑의 표현 같은 춤),
11) 오후 4:15분
여러 팀을 보다
보니 시간이 훌쩍 흘렀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아까 우리랑 사진을 찍었던 중국인 팀도 우리보다 먼저 하는게
아닌가? 이거 뭐야? 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참기로 했다.
그사이 중국 팀을 지켜보니 단체로 역동적인 춤을 추는데 의상은 여전히 촌스러웠다..기다리다, 기다리다, 본부에 화가 날 때쯤 사회자가 말했다..쏼라쏼라..코리아 아트 클럽…쏼라쏼라…..드디어 우리 순서가 돌아왔다.
12) 오후 4:30
우선 ‘입춤’으로 시작을 알렸다. 그전까지의 공연은 빠른 음악에
역동적인 춤으로 일관하던 차에, 느리고 나긋한 우리 국악이 흐르니 분위기가 차분해 졌다. 음 이러다 분위기 다운되면 안되는데? 다행히 우리의 의상에 그들은 놀라고 또한 정적인 움직임에
한번 더 놀라는 것 같았다. ‘입춤’이 퇴장한 후 드디어 사물놀이 악기들이
무대 위에 등장하고 저마다 자리를 잡고 착석 했다.
13) 오후 4:36
우리의 사물놀이,
천천히 북으로 시작된 소리가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되고 여러 악기가 더해지며 소리는 웅장 해지고 이리저리 장단을 비집고
용틀임을 시도한다. 작은 듯 잔걸음으로 사뿐사뿐, 성큼성큼 커다란 보폭으로
껑충껑충, 몰아치다가 어느틈엔가 숨어버리고 서로가 격정적인 장단의 세계로 몰입하고 빠져든다.
그 자리에 모인 금발과 파란눈의 캐내디언들도 뭔지 모를 솟구치는 에너지를 느꼈으리라. 그렇게 10분 가량이 흘러가고 연주는 끝이 났다. 우뢰와
같은 박수 소리와 환호를 받으며 그 자리를 일어나야 했다. 연습 때 불거져 나왔던 실수에 대한 두려움 문제도
다행히 잘 넘어갔다. 참가한 팀 중 유일하게 자기들만의 민속 악기로 연주한 팀은 우리 팀 밖에 없었다(1:00부터 4:30까지는). 다들 음악 틀고 춤추는데 집중했다.
우리가 가져온 우리의 소리를 직접 살아있는 연주로 들은 이들은 다른 차원의 무대를 경험 했으리라 확신한다.
다들 점심도 제대로 못 먹고 고생해서 다들 저녁 겸 뒷풀이 겸 뭐라도 먹으러 가기로 하고 짐을 싸고 우선 아트클럽 연습실로
향했다.
14) 오후 5:20분
연습실 근처 베트남
쌀국수 집에 모였다. 저마다 각기 먹고 싶은 음식을 시키고 오늘의 공연과 연습스케쥴, 다음 공연 날짜와 참석 인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저마다 각기 좋은 아이디어를 말했다.
15) 오후 6:20
연습실에 악기들을 원위치 해놓고 해산하기로 했다. 다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보람 있게 보낸 하루였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나 에 대한 고민을 어깨에 지고 돌아가는 발걸음 이었다. 이런 식으로 고민하고 노력한다면 아트클럽의 미래는 더욱 더 밝아 지리라 기대한다.아트틀럽 파이팅!
[Woody Ki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