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하자 외환시장에서 캐나다 달러가 0.5센트 이상 폭락하는 큰 약세를 보였다.
이번주 수요일에 중앙은행이 경제부진과 각종 위협요인들을 제시하며 금리를 동결한다고 발표하자 많은 경제학자들은 내년 연초에도 금리가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캐나다 달러의 약세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은행은 고용률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따라서 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지난주 금요일에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수치가 예상을 깰 정도의 호조를 보였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현재의 경제상황을 어떻게 진단할 것인지에 대해 큰 촉각을 기울여왔다.
스코샤뱅크의 데렉 홀트 경제학자는 “중앙은행은 불확실성에 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불안요인들이 제거되기 전까지는 금리인상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수요일 이전까지 경제학자들은 내년 1월에 금리가 오를 확률을 41퍼센트로 추정했지만 이날의 발표 이후로 해당 확률은 28퍼센트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이는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내년 연초에도 금리가 변동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 된다.
이처럼 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하고 또한 당분간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란 사실을 암시하자 외환시장에서 캐나다 달러는 즉각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수요일 오전을 기준으로 캐나다 달러는 미화 1달러 대비 78.19센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0.57센트가 폭락한 것이다.
캐나다 달러가 이처럼 크게 하락한 데에는 금리와 더불어 국제유가가 폭락한 것도 큰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날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미국 텍사스산 중질유의 가격은 배럴당 56.77달러로 1.48센트나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크게 떨어진 이유는 미국의 석유 비축물량이 당초 예상됐던 것보다 더 큰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캐나다 달러는 일반적으로 국제유가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되는데 석유수출국이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오르면 루니화의 가치도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지난 2014~15년에 국제유가가 반토막났을 때 캐나다 달러는 미화 대비 70센트 이하로까지 폭락할 정도로 매우 큰 약세를 보였다.
그 이후로 루니화는 조금씩 회복세를 보여왔으며 특히 올해 여름에 중앙은행이 두 차례나 금리를 인상하자 한때 미화대비 80센트선을 넘을 정도로 급등세를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들어 캐나다 경제가 다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여러 지표들이 발표되자 루니화는 재차 약세로 전환됐는데 이런 가운데 중앙은행의 금리동결은 캐나다 달러의 약세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한 것으로 간주된다.
한편 이날 발표된 다른 지표에 의하면 캐나다 사업체들의 노동생산성은 올해 3사분기에 0.6퍼센트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로써 두 분기 연속 약세를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노동생산성이 약세를 보인 것은 사업체들의 매출보다도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는 동결됐지만 캐나다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의 이자율은 상승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구체적으로 2년 만기 국채의 이자율은 1.499 퍼센트로 7센트가 올랐으며 10년 만기 국채의 이자율은 1.855 퍼센트로 32센트나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캐나다 정부의 2년 만기 국채금리와 미국의 2년 국채금리 사이의 격차는 1.4포인트로 확대됐다.
국채이자율은 특히 고정모기지 이자율에 반영되기 때문에 국채의 이자율이 오를 경우 모기지 이자율도 함께 오르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